본문 바로가기

삶의자취

(146)
어머니와 은행나무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은 받은 날 아침. 그날이 특별한 것은 남북의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날이었다. 아침에 TV 중계를 보고 있는 중에 연락을 받았다. 돌아가신 후, 어머니의 일기에는 오늘을 '새롭고 좋은 세상을 만드는 날'이라고 적혀 있었다. [ 어머니와 은행나무 ] 아침 ..
노인정 양념 통닭 하동 신덕마을, 나는 시골로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고 내려갔다. 진교에 들러 '양념통닭' 2개를 주문했다. 무료한 일상에 도망칠 곳이라곤 마을회관 뿐. 언제나 마을 회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할머니들이 이방인의 방문에 얼마나 좋아할까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그날 왜 진작에 이런 일을 ..
자유롭지 못한 선택 시골에 계시는 큰형의 전화를 받고 당장에라도 시골로 달려 내려가야 하는데, 나는 '일상의 일들' 때문에 내려가지 못했다. 그날 저녁 시골로 내려가지 못함에 마음이 아파 글을 적어 보았다.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또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 보게 된다. [자유롭지 못한 선택] 시골 큰 형..
어머니의 옛 구노량 이야기 어머니를 모시고 남해대교를 갔다. 몇 번이고 들었던 옛 이야기를 또 들려 달라 졸랐다. 일제시대 구 노량 앞 바다에는 부산으로 가는 큰 배가 들어왔다 한다. 너무 커서 작은 배를 타고 가서야 큰 배에 올랐다고 .. 여섯 시간만에 부산에 도착했기에 배에서 먹을 주먹밥 준비해서 가면서 ..
어머니를 웃게 하는 방법 사진이라는 게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억을 언제나 머물게 해 주기 때문이다. 아니 시간을 뒤로 돌릴 수 있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사진을 많이 찍게 된다. 찍어두면 기억을 남겨둘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뭔 훗날 다시 시간을 거슬러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가을 전어와 어머니 우리는 언제나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따듯해진다. 하지만 왜? 살아 생전에 이런 마음을 어머님께 표현하지 못할까? 감정 숨기기에 익숙한 우리.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지 벌써 1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지난 시절 어머니와 있었던 추억의 '시'를 정리하며 감정에 익숙하지 못한 내 자신..
길의 중간 내가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루트'는 언제나 동일하다. 배밭 과수원을 지나고, 작은 마을을 지나서 들길을 따라 걷다가 작은 다리를 만나면 그곳에 앉아다가 돌아온다. 그곳은 사람이 오지 않는 별천지다. 나만의 아지트?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가면 이곳에서 10~20분 정도를 앉아 있는다. ..
어머니 한창 더거운 여름이었던 기억이 되는군요. 병원에 계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인 하동 신덕마을에 갔습니다. 그리고 내가 유년시기를 보냈던 작은골, 어머니가 팔남매를 키웠던 단 한채만 살았던 곳을 찾았습니다. 어머니께서 그리워할 것 같아 차를 태우고 그곳으로 갔습니다. 수 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