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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자취/시와사진

어머니를 웃게 하는 방법


사진이라는 게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억을 언제나 머물게 해 주기 때문이다. 아니 시간을 뒤로 돌릴 수 있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사진을 많이 찍게 된다. 찍어두면 기억을 남겨둘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뭔 훗날 다시 시간을 거슬러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작년 5월, 어머님께 선물을 사 두고, 간다간다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뤘던 나는 왜 빨리 가져다 드리지 못했는지 후회를 했다. 그렇게 좋아할 줄 몰랐다. 혼자 쓸쓸히 집을 지키고 있을 때, 그 의자를 보며 뿌듯해 하셨을 생각을 하면 .. 기분이 좋다. 



- 어머니를 웃게 하는 방법 -


시골 어머님께

선물을 해야겠다고

조립식 흔들의자를 사 놓고

1개월이 지나서야

비로소 전달해 드렸다.


이번에도

내친김에 시골로

내려가지 않았다면

또 며칠

또 몇 주의 시간이

걸려을지도 모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냥 택배로 보내서

조립을 하게 할까?

그런 생각했는데.

막상 조립을 시도해 보니

만만치가 않다.


자칫 선물을 사주고

원망만 들을 뻔 했다.





'됐다'라며,

언제나 '괜찮다'라고 만 하시더니

완성된 의자에 앉아서는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신다.


이런게 어머님의 마을 아닐까?


어머니를 웃게 하는 방법은

특별함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2017.5.4

아콤파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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