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루트'는 언제나 동일하다. 배밭 과수원을 지나고, 작은 마을을 지나서 들길을 따라 걷다가 작은 다리를 만나면 그곳에 앉아다가 돌아온다. 그곳은 사람이 오지 않는 별천지다. 나만의 아지트?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가면 이곳에서 10~20분 정도를 앉아 있는다. 아니 더 있을 때도 있다. 어느 때는 눈을 감고 있기도 하고, 어느 때는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때도 있다. 대부분은 그냥 멍하니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어느 날,
다리에 앉아 있는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여기가 '중간'이구나.
- 길의 중간 -
길을 걸었다.
희뿌연 아침 안개 들길 돌아
같은 자리 같은 생각으로
오래된 다리에 똑같이 앉는다.
걸어온 길과
걸어가야 할 길의 중간,
이제 어디로 갈까?
2018.2.25
아콤파냐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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