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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자취/나만의풍경

노무현 대통령, 당신이 가는 마지막 날 그 슬픔을 소주로 달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으로 나에게 많은 변화가 온다는 것을 느낀다.

인생 자체가 허무하고 힘이 없어진다. 오늘 자정 12시를 넘기면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이름 석자를 가진 분의 육신은 이세상에

없게되는 날이다. 봉화마을을 갈까 분향소를 갈까 망설임이 많았지만 나는 가지 않았다.

왜 가지 않았을까? 시간은 많은데 가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일까?

마직막 가는길의 영결식을 시청에서 하게한다 만다를 정치권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결론은 승락을 했다고 한다.

내일 시청에 가야겠다. 직원들과 함께 노제와 영결식에 참석해야 겠다.

미용실의 하루 매출도 중요하겠지만 마지막 가시는 길에 배웅하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 사랑하는 큰딸 송유진, 작은딸 송유정,

오늘 따라 너희 모습이 많이 생각난다.

너희들이 자라 성인이 되어 인터넷 웹핑을 하다 우연히 아빠의 '넑두리' 글을 보고

우리 아빠도 이런 고민을 하고 살았구나 하고 생각에 빠진 모습이 그려진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아빠나이 벌써 41살인데 아직도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있는 삶인지 모르겠다.

어느날엔 이것이 진정한 삶의 의미이다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정말 이것일까하는 생각이 들고,

아마도 이런것들은 아빠의 철학의 깊이가 얇아서가 아닐까 싶다.

 

유진아 유정아 저번주 토요일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가 있었던 날 부터 아빠의 컨디션이 무척 좋지가 않구나.

잠을 설치기도 했고,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고, 멍하니앉아 있기도 했고,

언젠가 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너희들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에 잠겨있는 내 모습이 미안하기까지 했단다.

 

12년간 다녔던 회사를 나오면서

아빠에게 남겨진 10년의 삶을 의미있게 살겠다고 혹시 너희에게 어려움은 주고 있지 않는지,

분명 엄마에게는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랬던 아빠가 이렇게 힘없는 소리를 하면 되지 않겠지만 아빠는 요즘 살아간다는 것이 너무 힘들구나.

대학시절 읽었던 '살아남은자의 슬픔'이라는 책이 생각난다.

 

그 분, 노무현 대통령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졌으리라.

새로운 삶, 남은 인생을 새롭게 설계하고 살고자 했는데 현실은 항상 여의치 않게 돌아가고,

나의 의지와 진실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흘러가는, 나를 둘러쌓고 있는 현실은 나를 지치게 한다.

그 많았던 지지와 호음을 받았던 당신이 언제 부턴가 혼자서 외로와 하고 괴로워해야 하며 스스로가 결정해야 하는

수 많은 난관들에 부딪히면서 느꼈을 삶의 고뇌들, 당신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현 정부가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하지 않은 이유보다는 조사를 했던 담당검사의 행위가 더 이해가 되지 않는 일련의 사태,

그가 이번의 사건으로 스타급이 되고자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도를 뛰어넘은 수사가 그를 이렇게 만들었으리라.

 

내가 전 회사를 나올때 나를 이러한 궁지로 몰고간 사람들과 상황이 노무현 대통령과 그 차이는 비록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같으리라 생각한다.

모든것을 묻어두고자 했고, 짊어지고자 했지만 뜻데로 되지 않은 사건들, 그 속에서 어떤것도 해낼 수 없는 나의 나약해진 힘,

조직이라는 거대한 우산이 지켜주었던 시절과 그 우산이 없어진 다음에 느끼는 공허함은 느껴본 이들만이 알것이라 생각된다.

 

유진아 유정아,

아빠는 대학을 다니며 민주화 운동을 했고 노동자의 편, 가지지 않은 민중의 편에 서고자 했단다.

아직도 아빠가 살아가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누군가 묻는 다면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단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살아가는 것, 그러나 요즘 살아가는 아빠의 모습을 볼 떄면

아빠 자신이 미치도록 밉단다. 속상하단다.

 

유진아 유정아 아빠가 어떻게 살면 될까?

남은 10년을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고 할까?

이담에 유진이 정이가  성인이 된다음 아빠에게 이야기 해주렴...

 

이제 12시가 넘었다. 이제 노무현 대통령의 욱신이 마지막이 되는 날이다. 5월 29일 새벽 12시15분

노무현 전 대통령, 진심으로 진심으로 명복을 빕니다.

 

혼자서 아이펠마르 미용실에 남아 소주한잔을 하면서 이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