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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자취/나만의풍경

당신의 죽음이 잊혀질 때 쯤, 봉화마을 부엉이 바위로 찾아 인사하겠습니다.

故 노무현 전대통령,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9년 5월23일, 다른 어느 때 보다도 내 자신이 이생했던 날,

그 전날 그냉 천안 집으로 가기도 그렇고 해서 서울 집에서 양원장과 소주한잔을 했고 12시에 잠을 잤다.

그러나 새벽2시30분에 잠에서 깨어 방에서 뒤척이다 3시에 미용실 나갔습니다.

3시간도 못잤는데 피곤하지도 않고 참 이상한 날이었다.

새벽 창을 열고 거리를 내다보며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자료도 정리하다 아침 5시40분에 천안 집으로 가기위해 가게를 나섰습니다.

출발하면서도 뭔가 석연치 않았습니다.

고속도로를 내려오면서도 한동안 그랬고, 집에와서도 맘이 좋지않아 부인과 아이를 데리고 '영인산'에 가자고 했다.

가는 도중 점심을 먹기위해 들렀던 가게에서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이것 때문이었을까?

 

내가 존경했던 사람, 한국의 정치 문화를 개혁했던 사람, 그가 떠난 한국 정치는 다시 원점으로 회귀해 가는 듯 했고

그 속에서 나는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했으며 무관심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

오늘은 정말 슬픈 날이다.

 

영인산 꼭대기 암벽에서서 서해쪽 마을을 내려다 보았다.

봉화마을 뒷산에서 오늘 새벽 노무현 전대통령이 무엇을 생각했을까 생각했다.

현안의 정치문제가 아닌 인간으로서 더 연민이 가는 그 분의 모습이 선하게 떠올랐다.

바람이 차가웠고, 하루종일 날씨는 흐렸다. 주위를 둘러보면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한때 그를 죽이고자 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죽음에 대해 애도한다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인다.

속보이는 사람들, 그들이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는지 알기나 할까?

치졸하고 사악하게 보이는 그 사람들의 얼굴이 증오스럽다.

 

당장이라도 봉화마을에 가서 그분의 죽음에 같이 슬프하고 싶다.

시간이 흘러 당신의 죽음이 잊혀갈 때 쯤 저는 봉하마을 뒷산에 올라가서 소주한잔 올리겠습니다.

 

故 노무현 전대통령, 당신의 이름은 우리들의 가슴 깊이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삶과 죽음의 차이는 당신이 말했듯 차이가 없음을 남아있는 우리가 그 의미를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9.5.23, 19:15   송팔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