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 심곡 바다 부채길은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300만년 전 지각 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정동진 해안단구 탐방로 트레킹 코스다.
정동진 하면 떠오르는 것은,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의 배경이 된 기차역과 언덕 위에 만들어진 썬크루즈만 생각했지..
이런 멋진 트레킹 길이 있을지 꿈에도 상상을 못했다.
부채길 트레킹 코스의 시작은 정동진 썬크루즈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정동 매표소와 심곡항에서 출발하는 심곡 매표소가 있다.
총길이 2.86km 왕복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부채길이라는 말은 탐방로의 해안 지형이 부채를 펼쳐 놓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시원하게 떨어지는 등대 폭포와 전망대의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폭포를 지나면 고 김동수 하사의 추모비가 있다. 김하사는 1999년 이곳에서 경계 근무 도중 파도에 휩쓸려 순직했다고 한다.
정동 심곡 바다 부채길 거리와 입장시간 및 요금 정보
1) 매표시간 : 하절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며(입장은 5시 30분까지 입장이 가능), 동절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다.
2) 입장요금 : 일반인의 경우 3000원
3) 거리 및 시간 : 편도 2.86km, 편도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4) 심곡 매표소 : 정동 심곡 바다부채길 심곡 매표소(심곡리 157-1)
단, 파도가 높은 날은 출입이 통제되니 전화로 먼저 알아보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심곡 매표소 전화번호 : 033-641-9445
대형 버스로 여행을 하는 경우, 정동 매표소를 이용하고, 개인 여행객들은 심곡항 주차장(무료)을 이용한다.
이유는 심곡항에 먹거리 음식점들이 몇 있어 트레킹을 마치고 가벼운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부채길 해안 트레킹을 시작~~!
쉼 없이 해변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이상한 건 힘들 법도 한데 전혀 피곤하지 않다는 것..
아마도 시야를 꽉 채워주는 해안 절경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트레킹 도중, 해안 초소들을 지나가게 되는데..
지금도 해안 경계 근무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단의 아픔이 남아있는 모습에 맘이 짠해졌다.
28년 전..
나는 삼척 맹방해수욕장과 하조대 사이 해안에 위치한 경계 부대에서 근무했기에, 초소를 보니 그때 그 시절의 옛 기억들이 생각났다.
벙커에서, 비 오는 날에 먼지가 날 정도로 맞았던 기억.. 매번 재탕해 들려주었던 선임의 옛 애인 이야기..
하지만, 나빴던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해 뜰 무렵, 초소로 돌아오는 길에서 매번 보게 되는 일출의 장엄한 풍경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정동진 심곡 바다 부채길에서 유명한 포인트로는 두 곳이 있다.
첫 번째가 '부채바위',
두 번째가 '투구바위'다.
부채바위의 전설
조선시대 이씨 성을 가진 노인의 꿈에 여인이 나타나 '함경도 길주에서 왔다며, 심곡과 정동진 사이에 있는 부채바위 근방에 떠내려가고 있으니 구해달라'라는 꿈을 꾸었다.
다음 날 배를 타고 부채바위에 이르니, 나무 궤짝이 떠내려와 있어 열어 보았더니 그 속에 여자의 화상이 그려져 있었다고 한다.
노인은 이것을 부채바위에 안치해 두었는데, 또 꿈에 그 여인이 나타나 외롭다고 하여, '서낭당'을 짓고 화상을 모셨다고 전해진다.
이상한 것은 아직도 그림의 색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
해안 트레킹을 위해 만들어진 테크 안쪽에는 아직도 철거되지 않고 남겨진 녹슨 해안 철책이 남아 있었다.
철책 아래 핀 해당화.
그 꽃이 없었더라면 착잡한 기분이 들었을 텐데.. 해당화의 역할이 이렇게 클 줄이야..
멀리 두 번째로 유명한 포인트.. '투구바위'가 보인다.
투구바위의 전설
강감찬 장군의 투구를 쓴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강감찬 장군의 설화로는 과거 강릉으로 넘어가는 방재 길가에서 내기 바둑을 하는 육발 호랑이(발가락이 여섯개)가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내기에 져서 죽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강감찬 장군이 강릉에 부임, 육발 호랑이에게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 일족을 멸하겠다'라고 하니, 육발 호랑이가 강감찬 장군을 알아보고 백두산으로 도망을 갔고, 더 이상 죽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한다.
강릉 사람들이 유독 강감찬 장군에게 애착을 가지는 특별한 이유를 알만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투구바위를 보며, 강감찬 장군의 용맹함을 기렸는지도..
그런데.. 나의 눈에는 투구를 쓴 장군의 모습이라기보다, 인디언 모습이 연상되었는데..
투구바위를 지나 조금 지나면, 정동 심곡 바다 부채길 반대편에 있는 정동 매표소로 올라가는 종점에 도착한다.
아래 사진의 모퉁이를 돌면, 정동진 언덕 위 썬크루즈 모습을 볼 수 있겠지.. 그런 기대를 안고.. 파이팅을 외쳤다.
하지만, 마지막 모퉁이를 돌아서 본 정동진 언덕..! 썬크루즈는 보이지 않았다.
어휴~! 이럴 줄 알았으면, 투구바위에서 돌아갔을 텐데..
혼자의 희생으로 모든 이가 즐거울 수 있다면...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
일행이 갑자기 내기를 하자고 했다.
내기에서 진 사람이 처음 시작 지점인 심곡항까지 돌아가서 정동진으로 차를 가져오는 것이 어떻냐는 제안이었다.
나쁠 것 없는 제안.. 내가 걸리지만 않으면 ok
......
내가 걸렸다.
원점으로 돌아가는 길, 멀찍이 투구바위가 보이는데.. 왜 그리도 멀게 느껴지든지 ㅠㅠ
돌아가는 길도 총 2.86km.. 빠른 걸음과 뛴 걸음으로 가면 30분이면 되리라~!
절반 정도 왔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갈 때 미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것처럼..
살면서 무작정 앞만 보고 가기보다는 뒤를 돌아보면, 미쳐 보지 못했던 사소하면서도 소중한 것들이 보인다는 것을..
혼자 원점으로 돌아가 차를 몰고 가야 한다는 것이 정말로.. 정말로.. 짜증 나거나 싫지가 않았다.
내 진심을 알아주려나? '희생정신~!'
다행인 것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이곳 정동진의 멋진 해안 풍경을 두번이나 보았다는 것이다.
처음 시작한 등대 폭포가 있는 곳,
똑같은 곳을 걸어왔는데, 가면서는 보지 못했던 풍경을 돌아오면서 보게 되니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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