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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자취/나만의풍경

오십이 넘어 사는게 이런 걸까?

 

 

나이가 많아지면서 시간이 많아졌다면, 환경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는 '힘'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껴지는 걸까? 그것은 내리막길에 들어섰기 때문이리라. ㅋㅋ

 

 

 

산다는 것. '산다'라는 말에 '어떻게?'라는 '질문'과 '생각'을 반복하고 살았지만.. 정작.. '죽음'의 문턱에 가까워지면서, '답이 없는 백지'만이 남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답'이 없다는 '산다'라는 질문.. 그래서 나는 '답지'에 적어 왔던 '기억'을 지우며, '반환점'을 돌아 처음의 '시작점'으로 덤덤히 걸어가고자 한다. / 여행발자국동행

 

 

뛰기보다 걷는 것을 좋아하게 된 요즘, 내 나이에 새삼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침저녁으로 5~10km 이상을 뛰지 않으면 몸이 욱신 거려 밖으로 쏘다닌 시간이 더 많았는데.. 그런 시절이 먼 과거의 추억처럼 기억까지 아련하다.

 

변한 것은 이것 말고도 또 있다. 거울을 볼 때, 예전에는 헤어스타일이나 입는 옷에 신경을 썼다면, 지금은 이마와 눈가 주름에 더 신경을 쓴다. 흰머리를 찾아 뽑아버리거나, 하나 더 생기지는 않았는지 신경도 쓴다. 늙어진다? 아니 스스로 늙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본다고, 신경 쓴다고 별반 달라질 게 없는데 말이다.

 

사실, 나는 주름도 덜하고, 흰머리도 별로 없고, 머리도 빠지지 않았는데.. 걱정을 한다. 욕심도 많다고~?

 

좋아하는 것도 있다. 이것을 두고 좋아진 것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주위의 사소한 말에 신경이 쓰였다면, 이제는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사실 별 관심도 없다. 그러다 보니 어떤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주고 받고, 흥분하며 대화하는 그런 재미를 잃어버린 것 같다. 성격이 변했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생활 패턴에 이제 익숙해졌나 보다. 혼자 있는 것이 편하고 좋아진 것이다. 혼자 놀고, 혼자 쉬고, 혼자 일하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하는 일에 익숙해졌다.

 

지난 주 친구가 회포나 하자며 광화문으로 불렀다. 서울 나들이가 3개월 만이었던가? 친구는 코로나 19가 가져온 세상이 자기는 무척 힘들다고 했다. 사람과의 관계를 좋아하는 그는, 매일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야 하는 성격인데, 최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혼자서 보내는 시간에 익숙하지 않은 자신이 힘들다고 했다. 그런 상활이 이해는 되었지만, 참 늙지 않는 친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을 보면,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게 된 나의 변화'가 단지 나이를 먹어서만은 아닌 듯 싶었다. 환경의 변화가 더 큰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

 

나이가 들면서 변해가는 육체의 변화에 맞게 정신이 변화하는 것보다, 환경에 정신이 맞춰져가는 일련의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육체의 변화는 '늙었다'라는.. 어찌 보면 핑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반면 육체의 변화는 그런 인간의 변화를 더 빨리 적응하게 만드는 것 같다.

 

한 예로..

 

요즘 나는 탁구를 친다. 8개월째 운동을 하고 있다. 클럽에도 가입했다. 회원들과 거의 매일 운동을 마치고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신다. 뛰는 것보다 걷은 것을 더 좋아하는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그곳에서는 '격'하게 운동을 한다. 나이가 있어 더 열심히 해야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열정적인 것 같다. 그래서일까 날로 실력이 는다는 생각이 든다. 육체의 변화가 탁구장의 환경에 더 빨리 적응하게 만든 것이리라.

 

그렇다면..

 

언제부턴가 나는 사무실에서 혼자 일하게 되었다. 작은 기업이라 사람을 뽑으면 몇 개월 되지 않아 퇴사하고..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플랫폼을 만들고 시스템으로 일하는 방법으로 바꾸면서 혼자서 일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다. 물론 늦은 밤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일이라는 것이 혼자 있는 시간에 익숙하게 만드는 마법이 있는지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것에 더 빨리 적응하게 되었고, 혼자 하는 것에 익숙하게 된 것이다.

 

분명, 나이가 들면서 변화된 환경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명확히 빠르게 구분할 수 있기에.. 남에게 덜 신경쓰게 되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이 남게 되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리라.

 

하지만, 세상에 뭐 특별한 것 있으리..!

 

흥미로운 일이 있었으면 하고 기대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 그 패턴에 맞춰 살지만, 그다지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을 살면서.. '세상에 특별한 것이 없더라'라는 변화된 환경에도 점차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2020.08.12  여행발자국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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