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산 트레킹을 계회하고, 함양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등산을 하기에 앞서 거창 수승대와 안의 읍내에 있는 광풍루, 허삼둘 고택, 파란지붕 카페를 찾았으며, 용추계곡에서 1박을 했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달리다 '지곡 IC'에서 빠져나오면 안의 읍내에 이른다.
서하면과 안의면의 경계에 구름에 휩싸인 황석산을 보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일 아침에 저 높은 곳을 어찌 올라갈지~!" #함양여행 #황석산트레킹
거창 수승대.. 거북바위
수승대는 안의 광풍루에서 18km 약 17분 소요된다. 근심 수(愁) 보낼 송(送), "수송대"라 불린다. 퇴계 이황이 수승대로 권해 바뀌었단다.
백제에서 신라로 사신을 보낼 때, 돌아오지 못할 것을 걱정해서 지은 이름이란다. 거북이 모양을 닮은 암구대에 쓰인 글자(한자)들이 볼만 했다. #거창수승대
수승대는 주차장에서 계곡 산책길을 따라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30분이면 족하다.
함양 여행, 숙박 게스트하우스 추천
함양 황석산 트레킹 시작점이 있는 용추계곡. 그곳에서 숙박을 하려 했으나, 잘만한 곳이 만만치 않았다. 함양 안의 게스트하우스, 잘만한 곳 등을 검색해도 나오는 것은 산장과 가족 펜션 몇 군데 ㅠㅠ
밤 10시가 넘은 상황이라 난감했던 터에 황석산 입구 령암사 기점이 시작되는 용추계곡 건너편에 커다란 전화번호를 발견했다.
용추 솔마루 펜션(055-962-5588)의 팻말을 보고 무작정 전화를 했는데, 주인장은 늦은 시간이라 50,000원에 숙박을 하라 한다. 기대하지 않은 곳.. 기대 이상으로 깨끗한 곳이어서 너무 좋았다.
#안의게스트하우스 #용추계곡게스트하우스 #황석산게스트하우스 #용추솔마루펜션 #잠잘만한곳 #숙박추천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바로 앞이 용추계곡이었다.
용추폭포까지는 약 3.1km 6분이 소요된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 발을 담갔더니.. 헉~! 장난이 아니다. 발이 시려 몇십 초를 넘길 수 없었다.
용추계곡
함양군 안의면에 위치, 깊은 계곡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진리 삼경에 빠진 곳이라 하여 '삼진동'이라고도 불렸단다/
계곡 곳곳이 절경이어서 여름철 많은 피서객들이 이곳으로 온다고 한다.
상쾌한 아침.
황석산 트레킹에 앞서 간단한 식사와 간식을 사기 위해 안의 읍에 들렀다가.. 안의 읍에 있는 광풍루와 허삼둘 고택, 파란지붕 까페를 둘러보았다.
안의 가볼만한 곳
안의 읍내에서 가볼만한 곳으로는 광풍루, 허삼둘 고택, 파란지붕 카페, 제월당 등이 있다.
파란지붕 카페가 너무 아름다워 황석산 등산 후, 이곳을 다시 방문하기도 했다.
1. 광풍루
광풍루(1412)에 오르면 금호강(지금은 '남강'이라고 한다) 강변의 눈부신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 '빛과 바람을 느낄 수 있었던 장소'라 광풍루(光風樓)'란다.
#안의 #가볼만한곳 #광풍루
광풍루 뒤편에는 1715년에 세워진 '현감 최후 성서 선정비'가 오래된 누각 비석들과 함께 세워져 있어, 고풍스러움을 더했다.
그 옛날...
'안의'는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이었단다.
광풍루 앞 금천변에는 갯버들이 가지를 하늘 거리며 줄지어 있는 둑길이 있었지만, 지금은 잘 개발된 공원으로 변해 아쉽다는 주민의 말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2. 제월당
금호강과 안의 읍내를 두루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있는 경치 좋은 곳에 있는 정자다.
1494년 성종 25년에 만들어졌으나 소실되고, 1997년에 다시 만들어졌다는데..
관리가 엉망이라 다소 실망한 곳이기도 하다.
3. 허삼둘 고택
1918년 윤대흥이라는 사람이 진양 갑부인 허씨 문중으로 장가들어 부인 허삼둘과 함께 지은 집이다.
흥미로운 것은 가옥의 이름이 여자 이름을 딴 것이란다. #허삼둘고택
양반이 아님에도 상인이나 부농들이 앞다투어 과거 양반만이 누릴 수 있었던 주택을 지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고택이다.
조선 후기 신분제도의 철폐와 신흥 부농층의 출현으로 변화된 사회상이 반영된 집이기도 하다.
허삼둘 고택의 특징은 안채의 평면 구성. 'ㄱ자형' 팔각집으로 된 안채는 전통 한옥과도 다른 분위기. 'ㄱ자'로 꺾인 부분의 안쪽에 부엌을 배치한 것이 아주 특별하다.
부잣집이지만 내부 구조는 실생활의 편리함에 맞게 지어진 집이라 특별한 곳..
여행에서 사진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대문 위에 바래기 기와에는 사람 얼굴을 닮은 도깨비기와가 있다. 여행을 한다면 꼭 보고 오자.
4. 파란지붕 카페
예전에는 두리누리 식당이었는데, 지금은 멋스러운 카페로 수백 년이 흘렀을 고목을 보며 커피를 한잔할 수 있는 곳이다.
#파란지붕 #가볼만한카페
아침에 보고, 황석산 트레킹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다시 들러서 커피를 마셨다.
아침에는 일일 한정, 빵도 함께 팔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파란색 슬라브 지붕이 있는 카페, 그 앞에 '법인사'가 있고, 몇백 년은 훌쩍 넘었을 고목이 운치를 더해준다. 아메리카노 한잔에 3,000원이다.
더 좋았던 것은 창문 틈에 놓인 한 편의 '시'였다.
그 사람이 나에게로 왔다 누구도 찬성하지 않는 식구들도 좋아라 하지 않는 넘덕유산 품 작은 자락으로 좀 멀리 떨어져 살면 새속 관심 덜 받을까 지친 날개 다시 달까해서 오래 살던 곳 홀연 정리하고 친지는 물론 절망도 따라오지 못하게 내고향 안음현으로 이사를 왔다 나이를 알 수 없는 느티나무와 괴불주머니 양지꽃 지천인 뒷산 소나무숲 대나무숲 바람소리들과 밤이면 사막처럼 명징한 달별들과 부처님이 사는지 알 수 없는 절간과 허술하지만 다정한 곡선의 골목길들과 표부보다는 작지만 볕많은 양철집에서 어느새 나도 식구들도 함북 젖어 들어 세상 찾지 않으니 외려 세상이 찾아오고 처마 밑 풍경소리처럼 비우고 또 비워 내 마을에 텅 빈 길 하나 생길 즈음 어떤 사람 하나 그 길을 걸어 올라왔다 안의 읍내에 있는 '파란지붕 카페' 이름 없는 시인 |
시를 읽자니..
자곡 IC에서 들어오다 들린 어느 마을에서 만난 어머님이 생각났다.
봉곡마을 방앗간
마을 입구에 적힌 '버실, 바깥중당 봉곡마을' 아직도 이해가 잘되지 않지만, 이곳 마을에는 허물어 가는 옛 방앗간이 있었다. #봉곡마을 #방앗간
어제도 오늘도 언제나 방앗간을 보고 계신다는 5남매를 두셨다는 90살 노모의 모습에 잔잔한 감동이 받은 곳이다.
어머니는 무엇을 생각하고 계셨을까?
떠나보내고 남겨진 사람의 마음이, 벗어나려고 들어온 사람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황석산 등산로 4시간 트레킹 코스
가장 짧은 코스로 령암사 기점에서 편도 약 3.7km.. 총 4시간의 등산 트레킹을 했다.
황석산 등산로 중에 가장 짧다고 알려진 유동 마을 기점을 지나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탁현(령암사) 기점이 나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차로 1km 정도를 더 들어가면 '령암사'.. 이곳이 등산로 중에 가장 짧은 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황석산 #황석산성 #가볼만한곳 #등산코스 #추천등산로
1시간 30분 정도 올라가면 '뫼재(황석산과 거봉산 능선길)'에 도착한다.
'뫼재'에서 '황석봉'까지 천천히 걸어 40분이면 충분하다.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북봉, 암석으로 이루어진 '석봉'이라 우회길로 돌아가서 가야 한다.
북한산 느낌이 들기도 했다.
10분 정도를 가면, 거북바위, 그곳에서 황석산의 장엄한 두 번째 '석봉'의 감상할 수 있다.
거북바위를 지나면 황석산성 북장대가 있다.
이곳을 지나면 돌탑을 만나는데..
아마도 왜구와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전사했던 선조들을 기리기 위한 여행객들의 기도의 흔적이 아닐까 싶었다.
임진왜란 당시, 황석산성 북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전사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곳을 지나가는 동안 착잡한 마음에 발걸음이 무거웠다.
북장대에서 황석봉으로 가는 길은 제법 난이도가 있었다.
드디어 정상~!
북쪽으로는 멀리 소백산맥과 거망산(여자 빨치산으로 유명한 정순덕씨가 활약했던 산)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동북 문지와 남문지로 '석봉'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산은 언제나 거짓이 없다는 말..
그 말의 뜻은 "언제나 힘들다"라는 의미리라.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는 말에 가벼이 생각했었는데.. 역시 천 고지가 넘는 산은 달라도 달랐다.
그렇게.. 한참을 황석산 정상에서 시간을 보내고..
정상에서 다소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았던 섬세한 아름다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바위 사이에 핀 야생화와 이끼..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평선의 풍경..
이제 내려갈 시간이다.
올라오는 시간은 2.5시간이 걸렸지만 내려가는 시간은 1.5시간이 예상된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기분이 좋다. 최근에 원점 트레킹의 매력에 푹 빠진 이유다.
올 때 보았던 풍경이 갈 때 보는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
내려갈 때 보는 풍경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오는 길은 욕심을 가져서일 테고.. 내려갈 때는 마음을 비워서가 아닐까 싶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리라.
욕심을 가지게 되면서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가 없어지게 되지만,
마음을 비우게 되면 섬세하고 작은 것에서는 만족을 느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산이주는교훈
산을 내려와 안의 읍내를 다시 찾았다.
아침에 본 '파란지붕 카페'를 찾아갔다.
그리고 커피 한잔에 내가 좋아하는 책을 펼치고.. 혼자 하는 여행 끝장판을 장식했다. #혼자하는여행
황석산 등산 트레킹 1박 2일 여행으로 함양 '안의'의 아름다움과 '황석산성'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나이가 들면서 점점 심해지는 '정신적 공허함'을 온전히 그곳에 내려놓고 올 수 있었다. #황석산 #1박2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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