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로 무기력해진 요즘 나는 좀 극단적인 라이딩을 선택해 보기로 했다. 자전거 라이딩을 준비한다면 서울-양평 코스는 누구나 도전해 봤을 것이다. 나는 광명시 돔 경륜경기장 광명 목감천 자전거도로 시작점에서 서울-양평-여주(여주대)까지 남한강 자전거길 라이딩 120km를 도전하기로 했다.
남한강 자전거길 지도
광명-서울-양평-여주(여주대) 남한강 자전거길 길거리는 약 120km. 자전거 프로급(?) 라이더라면 5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일반인은 약 6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코스.하지만, 불행히 나는 총 10시간이 걸렸다.
광명 사무실 오후에 갑자기 남한강 라이딩이 하고 싶었다
연일 방송에서 무더운 날씨 정보를 알려준 어느 날, 사무실에 있던 나는 일상의 무기력함을 느끼다가 순간 라이딩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결정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분도 되지 않았고, 준비하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30분 정도였다. (가끔 사람들은 무엇인가 선택하고 결정하고, 이행하는 데까지 무척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의 경우 이것이 좀 부족하다)
우선 자전거의 타이어 압력 체크를 시작으로, 여주에서 1박을 해야 하기에 여벌 한 벌(속옷, 반바지, 반팔T), 음료수 2병, 간식으로 비스킷2개, 수건, 여유 건전지, 드라이버 등을 챙겼다. 이러다 보니 스포츠 배낭이 아닌 등산 배낭을 메고 출발해야 했다. 이것이 얼마나 잘못된 선택이었는지 무려 8시간 이상을 후회한 올해 최악의 선택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자전거 라이딩은 짐을 아주 간단히 챙겨야 한다
출발시간 오후 3시, 광명 경륜경기장 목감천 자전거길 시작점에서 출발.(사무실 근처에 있는 이유다) 여주대학교 도착은 6~7시간 후인 저녁 9시~10시로 잡았다.
하지만, 새벽 1시에 목적지인 여주대에 도착했고, 1박을 하기로 한 여주 '안단테 게스트하우스'에는 새벽 1시 15분에서야 도착했다.
송팔용 120km 자전거 라이딩 (광명-서울-여주) 출발 오후 3시30분
이 구간은 '염창교, 여의도, 잠실대교, 미사(팔당대교), 양수리, 양평, 이포보, 여주' 등을 기점으로 나누어 자신의 체력에 맞게 구간을 설계하는 것이 좋다. ('광명-서울-양평-여주' 구간 남한강 자전거길 지도 참조)
광명 목감천과 안양천 합류지점을 지나 안양천과 한강 합류점 지점을 지나면 본격적인 한강 자전거길의 시작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한강과 남한강 자전거길이 시작된다. 출발은 가뿐했다.
[올바른 라이딩 방법 공유] 자전거를 30분을 타고, 5분을 걷고, 다시 탄다. 이런 방법을 반복하면 사타구니의 혈액 순환과 다리 근육, 어깨 근육을 동시에 풀 수 있고, 엉덩이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 중거리 및 장거리 라이딩 후 근육의 후유증을 경감하기 때문이다.
속도는 무리할 정도로 너무 빠르게 달리지 않는 게 좋다. 힘들지 않게 타도록 하자. 경주할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그리고 오르막길이 있는 경우, 무리하게 기어를 바꿔가며 정복하고자 하지 말아라.(체인이 끊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된다) 그냥 내려 끌고 가는게 좋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과 여의도 물놀이 공원의 모습
여의도를 지나며, 오랜만에 63빌딩을 봤다. 청년 시절 여의도 기아자동차에서 근무할 때가 생각났다. 짜장면을 먹으러 63에 자주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르느 것 같다. 자전거 속도처럼..
여의도 63빌딩
한강을 끼고 자전거 라이딩을 하다 보면, 서울에서 산다는 것이 참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전국 각지의 라이더들이 한 번쯤 달리고 싶은 길이 한강 자전거 길이라는 이유 아닐까?
잠실 123층 롯데
123층의 롯데월드타워가 보이는 곳에서 첫 휴식을 취했다. 이곳에서부터 어깨와 엉덩이 통증이 시작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1년 전에 자전거를 타고 처음 탔으니, 그리고 제법 무게를 가지는 배낭까지 메었으니 어쩌랴. 무려 8시간 이상을 통증과 싸워야 했던 라이딩의 시작이었다.
그날 통증들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물론, 연속으로 여주-충주댐 왕복코스를 탈 때는 어느 정도 단련이 되었는지 아픔이 없었지만, 그때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수 없이 던졌다.
"포기할까?"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돌아가는 길도 막막했기 때문에 부득이 앞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인생도 마찬가지 않을까? 어떤 것이든 선택을 하면, 할 수밖에 없는 프레임으로 인내를 가지게 되고, 고통을 극복하며, 끝내 성취하는 것처럼. 그래서 가끔은 이런 스스로의 프레임을 만들어 자신을 가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송팔용 대표(여주대학교 뷰티헬스케어연구소장)
자전거 타랴, 사진 찍으랴, 동영상 찍으랴..그런데 이런 일에 내가 무척 재미를 느낀다. 내가 경험한 것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에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는 듯하다.
먼 훗날, 내가 나이가 들어 걷기도 어려워질 때가 되면 내가 보고 듣고 느꼈던 사진고 동영상을 보며 지난 시간을 회상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팔당대교에서 바라본 한강. 멀리 금봉산이 보인다.
한강 자전거길은 하남을 지나면 끝나고 팔당대교를 건너면서 본격적인 남한강 자전거길 라이딩이 시작된다. 팔당대교에서 양평방향으로 본 전경 사진이다. 멀리 금봉산 정상이 멋스럽다.
능내역 휴식 '가야 할 길이 걱정이다'
남한강 자전거길은 옛 기차길을 이용해서 만든 도로다. 그래서 경치가 살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곳을 달리는 동안 과거 한국사의 아픔을 생각하면 찹잡한 기분이 느껴진다.
지금은 역으로 구실을 못하는 '능내역'에 도착했다. 오직 이곳을 오가는 자전거 라이더들이 휴식하는 곳으로 남아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게 한다. 능내역에 도착하니 날이 어두워졌다.
용담터널에서 자전거를 버리고 싶었다~ㅜㅜ
이곳에서부터 양평까지 많은 기차 터널을 지나게 된다. 무더운 날씨에 땀으로 뒤덮인 몸의 열기는 터널의 선선함으로 식힐 수 있어 좋다. 평일이라 그런지 오가는 라이더들도 없다. 조용한 시간,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광명-서울-양평-여주대학교 남한강 자전거길 라이딩 송팔용
양수리에서 양평까지 오는 것은 사실 그날 나에게는 만만치 않은 일일었다. 엉덩이를 들고 자전거를 타고야 했기 때문이다.
양평 생활 체육공원 초입에서부터 나는 체력의 한계에 부딪혔다. 15분 이상을 누워 있었다. 어깨와 목, 허리의 통증을 참아내기 힘들어서였다. 만약에 그날 모기만 없었다면 벤치에서 잠들었을 것이다. 모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일어나 출발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 이것 또한 인생의 프레임 아니었을까?
양평 생활 체육공원에서 휴식
양평에서 여주까지 남한강 자전거길 라이딩을 하면서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를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그 정도 적막한 길을 혼자서 달려야 했다. 길 한가운데 누워 하늘의 별을 보기도 했다.
이런 생각을 했다. '언제 이런 시간을 또 가질 수 있겠는가?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충분히 즐기도록 하자. 비록, 참기 어려운 고통이 느껴지더라도 이것 또한 지금 아니면 언제 느낄 수 있겄는가?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것에 감사하자.
최종 목적지인 여주대가 가까워져서 일까? 그토록 나를 괴롭혔던 고통이 없어졌던 기억이다. 하지만 엉덩이는 라이딩이 끝날 때까지 안장에 올리지 못했다. 여주대학교를 찍고, 여주 시청을 지나 최종 목적지인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이곳은 여주-탄금대-청주댐 남한강 자전거길의 시작 지점이다.
새벽 1시 여주 시청에 도착
다음날 아침, 최초 계획대로라면 이곳에서 '여주-충주댐' 라이딩을 출발해야 했지만, 엉덩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파 포기했다. 후배가 말한게 생각이 난다. "엉덩이에 불났죠?"자전거를 맡기고 서울로 버스를 타고 되돌아가기로 했다.
여주 안단테 게스트 하우스(010-9403-9811)에서 아침식사
여주 게스트하우스 안단테가 좋은 이유는 아침에 든든한 아침 밥상을 차려 준다는 것이다. 꽤 늦게 일어났지만 사장님께서 아침 밥상을 차려 주었다. 사실 지난밤 밥이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사장님께서 아셨나 보다.
※ 여주 안단테 게스트하우스. 주소-경기 여주시 주내로 48-9, 전화번호:010-9403-9811
아침을 먹고, 여주대학교 뷰티헬스케어연구소에 들러 여주 시청 사회복지과에 제안한 지식기부 봉사 활동 '시니어 스마트폰으로 행복한 세상 즐기기' 프로젝트의 내용을 준비했다. 다음 주부터 여주 각 동네를 돌며 시니어들에게 스마트폰 사용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기 떄문이다.
이런 프로젝트를 여주 시청 사회복지과에 제안한 이유는 지방 대학이 고령화 되어가는 도시의 문제를 먼저 고민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해결하고자 하는 사례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니어 대상의 지식 봉사 활동을 확대하여 지방 대학과 지방 정부가 상호 협력하는 미래지향적 모델을 만들어 청년과 시니어가 공생하는 건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다.
여주대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 도착
여주역(여주대)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로 갈까? 고민하다 여주대학교 정문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 왔다.
나는 고속버스 안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 "인생은 무척 짧다.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더 짧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귀한 시간에 후회하고, 고민하며, 시기하고, 증오하는 삶을 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삶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던 것처럼 말이다."
남한강 자전거길 라이딩은 추천할만한 일이다. 추천하고 싶은 라이딩 방법은 '혼자서 하고, 밤길을 달려 봐라.' 혹자는 위험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세상에는 수없이 많이 위험이 주위에 도사린다. 이것을 무서워만 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특히, 당신이 지금 밤길을 라이딩 하고 있다면, 자전거에서 내려 천천히 끌고 걸어가 보자. 그러면서 하늘을 봐라, 수많은 별들이 당신의 지금모습에 응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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