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의 몰락은 핀란드 경제를 파산에 까지 몰고 갔다. 하지만 지금, 필란드는 어떻는가? 지금은 오히려 경제 구조와 사회 분위기가 쇄신되어 새로운 발전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 경제가 배워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정치가 기업에 미치는 힘이 큰 나라, 한국. 스톱총리가 한 말에서 정부가 해야하는 것을 배워본다.
노키아가 국가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해 '노키아랜드(Nokialand)'로 불렸던 핀란드의 알렉산더 스툽(46)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 현상을 바라보며, "한국과 핀란드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 구조를 가졌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라며 "한때 국내총생산(GDP)의 4%를 차지했던 노키아의 붕괴로 우리는 '변화'와 '적응'이라는 큰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핀란드는 2008년에 1인당 GDP 5만1186달러(약 5707만원)를 기록하며 '북유럽의 강소국'으로 떠올랐다. 호황에 힘입어 복지도 크게 확대했다. 견인차는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 40%를 차지했던 노키아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 진출에 한발 늦은 노키아가 부진을 겪자, 국가 경제도 추락했다. 2009년 성장률은 -8.5%로 뒷걸음질치고, 1인당 GDP도 4만4837달러(약 5000만원)까지 줄었다.
스툽 총리는 "노키아의 고전은 핀란드에 큰 타격을 가져왔다"면서도 "하지만 동시에 그들의 뛰어난 인적 자원, 축적된 노하우는 창의적인 중소기업을 키워내는 밑거름과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노키아는 회사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도 전(前) 직원을 대상으로 재교육, 재취업, 사업 아이디어 상담, 자금 제공 등의 '가교(架橋) 프로그램'을 훌륭하게 수행했다"며 "노키아 출신 엔지니어들이 창업에 주력하면서 중소기업들이 꽃을 피우는 성과를 냈다"고 했다.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 등으로 지난해 매출 2300억원을 올린 강소기업 '로비오'에도 노키아 출신 직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외신에서도 "핀란드 수도 헬싱키가 유럽 스타트업(소규모 신생 기업)의 수도가 됐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고 평했다.
정부도 창업 붐을 적극 도왔다. '100개의 작은 노키아를 만들자'는 구호 아래 규제를 철폐하고, 법인세를 기존 26%에서 유럽연합(EU) 최저 수준인 20%로 낮추는 한편 벤처캐피털을 조성했다. 핀란드 창업기술지원청(TEKES)은 매년 2000여 기업과 연구 기관에 8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지원 중이다. 40여 개국에서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클래시 오브 클랜'을 탄생시킨 '수퍼셀'도 창업기술지원청의 도움을 받았다.
스툽 총리는 "중소기업 육성의 비결은 오히려 정부가 한발 떨어져 있는 것(stay away)"이라고 강조 했다. 그는 "우리는 법인세 인하, 엔젤투자자 연결, 종잣돈 지원 등 자금적인 부분만 도왔다"며 "정부가 기업을 이끌고 방향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창업을 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중소기업과 창업으로 눈을 돌리자 사회 분위기도 덤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그는 "내 세대만 해도 대졸자들이 대기업에 들어가서 평생 일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고 실패를 두려워했지만, 지금은 핀란드인의 꿈이 변했다"고 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대신, 도전을 장려하고 실패에 관용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툽 총리는 대기업의 역할도 간과하지 않았다. 그는 "중소기업이 혁신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큰 강점이 있지만, 대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더 많은 관련 산업을 파생시켜 '경제 생태계'를 가꾸는 역할을 한다"며 "핀란드는 여전히 상위 25개 기업이 전체 수출의 50%를 책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는 2000년대 호황 당시 크게 높였던 복지 수준을 줄이는 작업에도 들어갔다. 법인세를 낮춰 세수(稅收)가 줄자,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올해 예산을 작년보다 12억유로(약 1조6700억원) 삭감했다. 연금 수급 연령을 현재 만 63세에서 2027년까지 만 65세로 올리기로 했다. 의료보험 개혁에도 돌입했다. 그는 "500억유로 수준이던 정부 부채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겹치면서 6년 사이에 2배로 늘어난 만큼, 현재 복지 수준을 유지할 수 없다"며 "다행히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울 수 없다'는 공감대가 국민 사이에 형성돼 있다"고 했다.
스툽 총리는 "줄어든 복지 대신 일자리 창출 등 국민 피부에 와닿는 성장 정책에 힘쓸 것"이라며 "우리는 핀란드의 '서바이벌 스토리'를 쓰는 중"이라고 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를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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