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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자취/나만의풍경

어머님이 아프단다. 위독하단다.

어머님의 병세가 좋지 않다고 큰 누님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큰 형님께 전화 했다. 듬듬하게 형님이 어머님의 병세를 설명했다.

병원에서 폐에 염증이 심하단다.

그래서 오늘 부터 가장 센 약을 투여 한단다.

이것에 효과가 없으면 몇일 이내로 급격히 나빠진다 한다.

전화에 큰 누나는 울먹이며 어머님이 불쌍하다고 말했다.

약에 효과가 없을 경우를 생각해서 가족들이 인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한다.

언젠가 죽음이라는 것에 누구나 직면하는 것이지만

내 나이가 40하고도 중반이 되어 가니

좀처럼 죽음이라는 것이 생각에서 떠나질 않는다.

친구들도 죽고, 주변에 알고 지냈던 사람들도 죽고 ...

 

전화를 끊고 감정이 통제가 되지 않는다.

바쁘게 처리해야 하는 일들을 전달하며 말이 뜰린다.

그러면서도 지금 나는 당장 다음주에 있을 일들을 정리하고 있다.

이 일들을 해 놓고 가지 않으면 않될 중요한 일들이라며 ...

 

우습다.

 

창문을 바라보다 갑자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제발 마지막으로 쓴다는 그 약의 효과가 있으면 좋겠다.

 

몇 달전 어머님께서 한 말이 생각난다.

집에서 혼자 이렇게 아프다 죽는거겠지 하며 통증을 참다가

숨이 막혀 숨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되니 살고 싶었다고 ...

 

엄머님께 모른척 전화를 했다.

어머님 목소리가 들린다.

어제도 전화를 했는데 ... 어제와 똑 같은 목소리로 전화를 해야 하는데 ...

밝은척 어머님께 전화를 했다.

많이 좋아졌단다.

나는 어머님의 병 때문이 아니라, 시사 때문이라 핑계하며 내일 내려 가겠다고 했다.

내려오지 말란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자식이 한번쯤 내려가야 옆에 있는 간호사나 환자들이 아~~

하고 쉽게 보지 않는다고 ...

 

어머님 꼭 이겨내세요.

 

내일 뵙겠습니다. 1년만 더 살아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