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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아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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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시] 힘도 없고 밥맛도 없네 - 세월이 하도 잘가서 (2) 어머니의 시 '세월이 하도 잘 가서', 어머니께서 홀로 적적함과 외로움을 글로 적어 남긴 글 중, 두 번째 이야기 '힘도 없고 밥맛도 없네' 힘도 없고 밥맛도 없네 힘도 없고 밥 맛도 없다 살아 나갈일이 큰일이다 ​ 이만큼 산 것도 많이 살았는데 그래도 더 살끼라고 매일 죽만 먹다가 오늘은 밥을 삶아 먹었다 ​ 이런게 사는 거지 싶다 ​ 먹고 싶은게 많이 있지만 사 먹지 못하니 돈이 있으면 무엇하리 ​ 누가 맛이 있는 것 먹으러 가자 하는 사람도 없고 배는 고프고 서러워 눈물만 글썽거린다 ​ 교회에 가면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둘러앉아 식사를 해서 좋다 ​ 어제는 보건소에 가서 영양 주사를 맞았다 ​ 오늘은 고전면 체육대회를 한다. ​ 4일간 바람이 분다 ​ 그래도 체육대회에 가서 식사를 했다. 뷔..
[어머니의 시] 세월이 하도 잘가서 세월이 하도 잘 가서 연필을 잡았다. ​ 하도 오래돼서 손이 떨리고 눈도 침침하고, 정신도 멍멍하고, 오락가락하기까지 한다. ​ 어제는 안과에서 치료를 받았다 약도 샀다. ​ (아프지 않고, 죽지 않으려고,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 ​ 오늘 교회에 갔더니 정주용 씨가 하늘나라로 갔단다. ​ 이 세상 태어나면 누구나 죽는다. ​ (나도 이러다 죽겠지 생각하니) 잠이 오니 않는다 ​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고... (혼자 보내야 하는 밤이 왜 이리도 먹먹할까) ​ 시계를 보니 1시 20분이더라. 어머니의 시집, '세월이하도잘가서'의 원본 글을 '어머니의 시'로 재구성해 올립니다.
세월이하도잘가서 '어머니의 시', 노년의 삶을 돌아본다 - 송팔용 세월이하도잘가서 (송승안 엮음 / 송팔용 사진)는 은행나무 아래 어머님의 일기와 시를 엮어 만든 책이다. ​ 이 책은 노년의 어머니가 홀로 고향 집에서 외로움과 싸우며 적었던 '글'을 세상을 떠나신 후, 팔 남매 자녀들이 '일기와 시'로 적힌 글을 책으로 엮어 출판했다. 어머니의 글에서는 팔 남매를 길렀지만, 노면에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살아야 한다는 외로움과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에 대한 의연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자식에 대한 원망은 없었다. 죽는 날까지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던 게지..,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이 사는 거지 뭐'하며 살았을 것이다. 그리고 3년 전 홀로 고향집에서 돌아가셨다. 은행나무가 있는 하동 신덕 마을은 지리산골 마을로 12가구가 사는 아주 작은 시골이다. 내가 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