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익숙하지 않더니 이젠 제법 즐길 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모두 일할때 노는 기분.
이번에는 혼자서 하는 산행을 택했다.
지리산 천왕봉으로 늦가을 트래킹을 다녀 왔다.
눈이 왔나보다. 정상이 하얗다
중산리 출발점에서 바라본 천왕봉이 예사롭지 않다.
어쩐다~가을 등산복을 입고 왔는데ㅜㅜ
중산리-칼바위-법계사-천왕봉-재석봉-장터목산장-칼바위-중산리로의
산행코스를 선택했다.
이 코스는 5번째 산행이 되겠다.
첫번째는 대학 다닐때,
두번째,기아자동차 다닐적 직원들이랑 신년을 맞이하러 왔고
세번째,기아자동차가 부도 났을때,
네번째,현대모비스 신년 산행으로 왔었다.
중산리 도착시간은 8시
이정도면 오후 3~4시에 돌아올 수 있다.
근데 나이가 든 지금 가능할까?
올라가는데 보통 3시간(지도 정보 4시간30분)
내려오는 코스는 4시간(지도정보 5시간 30분)
뛰어 내려 오면 3시간 정도 가능할 듯...^^
그렇다면 산행시간 총 6시간 30분, 휴식 30분
총 7시간이면 가능할 것이다.
간단히 김밥 2개, 물 2개를 챙기고 출발~!
11월인데 지리산 초입의 등산로에는
아직도 단풍이 한창이다.
호흡도 좋고, 몸상태도 좋다. 일단 출발은 좋다.
칼바위 부근(등산로가 갈라지는 지점)에서 부터
천왕봉 산행이 시작되니 여기까지 힘빼지 말기^^
칼바위를 지나 조금 올라가면 구름다리가 있다.
우선 이곳에서 간단히 숨을 고른다.
촌놈이라 산은 친숙해서 쉽지만,
지리산 만큼은 언제나 긴장하고 온다.
어려운 곳이다.
4번째 산행 때의 일이다.
현대모비스 관리자급 산행으로 약200여명의 직원이
새벽 산행을 했다. 중산리 코스를 타 본적이 없어
촌놈인 내가 선두 가이드를 했는데,
문제는 함박눈이 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순식간의 쌓인 눈에 길은 보이지 않고.
뒤로는 뱀처럼 늘어선 LED 불빛...
그냥 내려갔으면 했지만, 어찌 하겠는가?
감으로 감으로 산행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여기서 부터가 진짜 산행이다.
사실 한국의 여러 명산을 가면 '깔딱고개'와 같은
경사를 올라가야 한다.
가장 짧은 코스지만 가장 급경사인 곳 ㅠㅠ
법계사를 눈앞에 두고 잠시 쉬기로 했다.
저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지리산 천왕봉이다.
법계사를 지나도 천왕봉까지 갈길이 멀다.
그런데 문제는 벌써 추워졌다.
보이는가? 저 멀리 봉우리의 눈이...!
법계사에서 좀 쉴까 했는데
무슨 아줌마 아저씨들의 수다가 그렇게 크게 들리는지...!
산에서 처음 만났나?
산행은 뭐니뭐니 해도 혼자하는 산행이 좋다.
나름 생각할 것도 정리하고,
힘들때는 말하지 않아도 되고'.
내 페이스데로 가기만 하면 된다.
그러다 좀 허전하면,
페이스북이나 아프리카 등을 이용한
생방송도 해보고 ㅋㅋ
4번째 왔을때까지
이곳 천왕봉 마지막 오름길은 돌계단이었다.
사실 여기서 부터는 기어서 올라가는 곳인데,
계단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아찔한 경사의 돌계단을 기어 올라가는
스릴을 느낄수 없어 아쉬웠다.
눈 앞에 천왕봉이 보인다. 정상에는 눈이 와 있었다.
전라도 쪽에는 눈이 온 겨울이, 경상도 쪽에는 가을이
등산객을 맞아 주었다.
가을 등산복 차림의 나는... 추워 죽는줄 알았다.
그런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달란다.
'그냥 셀카로 찍지ㅠㅠ'
여기까지 왔으니
'바이오디톡 샴푸' 기념 사진은 찍어야 겠다 싶어
조심스럽게 배낭에 넣고 온
샴푸와 트리트먼트 통을 꺼냈다.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 그리고 웃는다.
또 재밌단다.
사실 나도 재밌다.
이렇게 즐기면서 일한다는 것이^^
정상에서 페이스북 방송을 했다. '아~ 춥다.'
"여러분 여기는 지리산 천왕봉입니다.
올라오다 생각해 봤는데 이런방법 어때요?
정국해법을 풀기 위한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최순실사태와 관련된 모든 사람을
법의 심판을 받게 하지 말고
중산리에서 천왕봉까지 하루에 한번.
왕복 7시간을 주고 100일동안 100번을 하라고 하는 겁니다.
만약, 시간을 어기면 1회 더 증가 시키고...(평생할껄요)
검찰조사를 받고 형을 살아 봤자
우리나라는 몇년 복역 하구 다들 나오잖아요
그결과에 국민들의 허탈감은 너무 심해..."
여하간 방송은 마쳤다.
사람들의 호응이 없다
그냥 검찰 조사 결과를 따라야 할 듯 하다.
저 사람은 저기서 뭐하나?
천왕봉에서 등산 스틱으로 골프 스윙 연습을 한다.
아마 저분은 최근 골프 삼매경에 빠진 분이 아닐까 싶다.
참 재밌는 분들이 많다.
※ 두피와 모발을 한번에 케어하는 바이오디톡 샴푸
인터넷에서 '바이오디톡 샴푸'를 검색해 보세요^^
천왕봉에서 샴푸 사진을 몇장 찍고'
재석봉을 지나 장터목 산장으로 출발~!
고사목이 있는 길이 멋스럽다.
그러나 이제 다리의 힘이 풀렸는지
떨림이 심해졌다. 걱정이다 ㅠㅠ
나는 산에서 하산할 때 언제나 뛰어서 내려온다.
이유는 힘이 빠졌을때,
너무 힘들어 짧은 스텝을 이용하면
다소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짝 긴장 해야 한다는 것~!
장터목 산장에서 칼바위로 내려오는 길은
약 5.9km의 거리다.
그래서 올라오는 길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는데
내려오다 보니 이리로 올라오는 사람이 제법 보인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중산리까지 내려오니 오후4시.
쉬는시간을 1시간 정도 생각한다면 7시간 정도 걸렸다.
언제나 산을 내려오면 기분이 좋다.
무언인가 성취 했다는 기분이 든다.
오늘은 시골집에 가서
어머님과 저녁을 같이 먹어야 겠다.
삼겹살을 사가지고 가야겠다^^
'여행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화문 촛불집회 기분좋은 하루 (0) | 2016.11.14 |
---|---|
광화문 촛불집회를 기억에 남기다 (0) | 2016.11.14 |
지리산 천왕봉 11월 가을과 겨울이 공존 (0) | 2016.11.08 |
고흥반도 거금도 여행 (0) | 2016.09.22 |
영월 내리계곡 트래킹 (0) | 2016.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