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숫자가 늘면서 서운함도 늘었다. 자식에게 느끼는 서운함이 그것이다. 나에겐 중1학년과 3학년이 된 두 딸과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별 문제 없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당시만 해도 휴일이면 집에 가는 것이 행복했다. 휴일날 자라가는 두 딸들의 모습을 보면 행복했다. 재롱과 이쁜척 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다는 생각이 든다. 애교도 참 많았다고 생각된다. 그랬던 딸이 이제는 말을 하지 않는다. 말을 하면 잔소리라고 되려 아빠를 나무란다. 무슨 말을 해도 돌아오는 말이 있다. '됐어', '그만해'라는 말 뿐이다.
그리고 이제는 아빠 엄마와 같이 다니고 싶어하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이 원래 그 나이 또래는 다 그런다고들 말하며 이해해야 한다고 하지만 막상 내 딸과 직접적으로 문제에 직면하게되면 먼저 화가나고 속상할 뿐이다. 그래서 최근에 집에 있을 때면 딸들의 눈치를 보게된다. 그래서 휴일에 집에 가는 것이 썩하니 재미가 없다.
지난주에 딸을 심하게 혼을 냈다. 아니 내 혼자서 화를 냈다. 그리고 나는 집을 가출했다. 일주일 정도 집에 연락하지도 않고 지내면서 괞찬아지겠지 생각했는데 더 속상했다. 엄마도 딸들도 내게 연락을 먼저 하지 않았다. 속상한 나만 더 속상해 진 것이다. 일주일 되는 날, 지방의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애 엄마가 전화를 했다. 무척이나 반가웠지만 내색을 하지 않았다. 무툭툭하게 전화를 받았다. 서울로 바로 올라가지 말고 천안 집으로 오라 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웠다. 챙겨주는 사람이 엄마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늙어면 챙겨주는 사람이 부인밖에 없다는 말이 실감났다.
몇일전 시골 어머님을 뵙고 왔다.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머님을 모시고 진교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나는 어머님꼐 물었다. '어머니 저 가출 했어요', '어머님은 팔남매 키울 때 애를 먹인 자식이 없었습니까?'라는 말에 어머님이 웃으며 말핬다. 예날, 없는 집에 팔남매를 키울 때엔 그런 생각할 시간도 없었단다. 낮엔 죽도록 일을 하고 밤에 집에 오면 아버지는 매번 애들 교육 잘 못 길렀다고 혼내쎴지만 정작 애들 교육에는 신경을 쓸 겨를도 없어 무관심 했단다. 그 당시 싸울일이 별로 없었는데 애들 문제 때문에 자주 다투셨단다. 그 당시는 사춘기니 뭐니 하는 것을 몰랐고, 그냥 애들 교육이 잘못되서 그랬나 보다고 생각을 했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말했다. '애들을 이길 수 없다'고 말이다. 조용히 딸에게 가서 이렇게 이야기 하란다. '이제 너가 아빠를 돌봐 주었으면 한다'라고 ...
최근에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 참 별것 없다는 생각. 내 부모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며 그랬을 것이고, 지금은 내가 늙은 부모님을 보며, 미래에는 애들이 엄마 아빠를 보며 그렇게 생각하겠지. 빨리 지나가는 우리 인생에서 늘 행복했으면 하고 바라지만 뜻데로 되질 않는다. 그래서 바둥거리며 살아가는가 보다. 딸과의 문제도 짧은 인생에 한 페이지겠지만 좀 빨리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욕심을 버려야 겠다. 언제나 재롱을 부리며, 아빠 엄마를 따랐을 때 유아의 모습만을 생각하며 그런 모습이 지속되기를 기대했다는 생각을 반성해 본다. 세상에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자식 문제는 참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잘 해결되리라 확신하며 조만간 가족 여행을 잡아 봐야 겠다.
여행발자국 동행 201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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