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문화예술제가 열린 제장마을
올해로 4번째를 맞이한 동강 문화예술제. 강원도 정선 동강 유역의 바위 틈에서 볼 수 있는 야생화, '동강 할미꽃'을 보기 위해 비가 오는 와중에도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비에 꽃잎을 닫고, 꽃봉오리가 떨어져도 더 아름다워 보이는 할미꽃
'동강 발자취'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 전국의 많은 사진작가들도 백운산을 끼고 흐르는 동강의 작은 마을로 모여든 것이다.
비 맞은 동강할미꽃의 모습이 아름답다
지난 풍도에서 '복수초, 노루귀, 바람꽃, 대극'을 난생처음 보고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되었고, 야생화를 통해 알게된 지인의 소개로 참석하게 된 동강 문화예술제에서는 '동강할미꽃'을 보고 세상의 이치를 배우기 시작했다.
동강 자연휴양림에서 본 동강과 백운대의 모습
지난 새벽까지 마셨던 숙취가 채 가시지 않은상태에서(4시간여 잠을 청했을까?) 동강전망 자연휴양림 전망대를 올랐다. 아래로 백운산(883m)과 동강의 모습이 보인다.
바위틈에서 자라는 야생화를 보기위해 보트를 타고 건너가야 한다.
동강 문화예술제 첫 이벤트 행사는 래프팅 보프를 타고 동강을 따라 트래킹 하며 바위틈에 피어 있는 '할미꽃'을 사진에 담는 것이다. 그런데 비가 오기 시작했다. 한 어르신의 "마치 보트피플을 연상하게 한다"는 말에 다 같이 웃어 본다.
야생화 하나가 사람들을 이렇게 모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비로 인해 활짝 핀 '할미꽃'을 못 봐 아쉬워서인지 한 아주머니의 우렁찬(?)목소리가 건너편에서 들린다. "꼭 나 같이 시들시들한 할미꽃 밖에 없어. 실망이야 실망!."
함께간 지인은 이렇게 말한다. "이런 날이 더 좋아. 비 오는 날의 동강 할미꽃을 볼 기회나 사진 찍을 기회는 거의 없거든."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래서 비를 맞는 내내 나는 마냥 즐겁다.
이제 본격적으로 바위틈에 핀 할미꽃을 찾아 나선다. 여기저기 사람들이 암벽을 타고 있다. 비 오는 날에만 볼 수 있다는 '비 맞은 동강할미꽃'
야생화를 찍을 때 물 분무기나, 인위적인 빛을 주기도 하는데 오늘은 그럴 필요가 없다. 자연이 있는 그대로를 담아 가라 한다.
갤럭시 노트 5로 찍은 동강할미꽃
핸드폰을 이용해서 할미꽃을 찍어본다. 역시나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는 핸드폰이 더 찍기가 쉽게 느껴진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잘 바꾸려 하지 않는다.
동강할미꽃@바이오디톡
절벽 틈 이끼 속의 동강할미꽃. 석회질이 많은 바위틈에서 자라는 야생화로 15cm만 자라며 꽃잎은 7~8장 정도다.
사람들은 비 맞은 할미꽃의 모습을 찍지 않는다. 그런데 더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
동강 할미꽃은 연분홍과 붉은 자주, 청보라색을 띠고 가늘고 흰 털이 꽃잎에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운좋게 돌단풍꽃을 알게 되었다.
오늘 또 다른 야생화를 만났다. 물어보니 '돌단풍꽃'이라고 한다. 바위에 붙은 뿌리에서 꽃대가 나오고 그부분에 단풍잎과 유사한 잎을 가진게'돌단풍꽃'의 특징이라고.
단풍잎을 가진 돌단풍꽃
작은 꽃봉오리가 꼭 연꽃 봉오리와 흡사해 보인다. 꽃봉오리를 확대해서 한 장을 더 찍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남들은 시들어 보여 외면하는 이 사진이 나는 왜 좋을까?
적응하는가 싶으면 바뀌는 세상이 되어버리는 요즘. 강원도 정선 동강 할미꽃을 보며 '잃어 가는 여유'를 찾는 '이치'를 깨닫는 하루를 보낸다.
여행객의 분홍색 우산
비오는날. 연분홍의 동강할미꽃과 분홍색 우산을 쓴 여행객의 모습. 뒤로 보이는 동강과 운무에 휩싸인 백운산의정경이 너무도 아름답다.
암벽을 타고 비에 젖은 바윗길을 걷다 보니 오후다. 동강 문화예술제가 준비한 이벤트 행사가 시작되고 있다.
제4회 동강 문화예술제에 참석한 사진 작가들
사진 찍을 준비들이다.
전국에서 모인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동강 발자취'를 사진에 담고자 준비를 한다.
중학교까지 나는 지게를 지고 다녔다. 그런데 지금은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행사를 만들고, 소품을 이용해 사진에 담고자 하는 것은 옛 기억의 끈을 잡고 싶은 사람들의 바램이리라.
하지만 세상은 너무도 빨리 변해간다. 발을 동동 굴러 몸부림쳐 따라가다 보면 언제나 가야 할 곳은 내일이다.
정선 아리랑의 음악이 흐르고 행사에 참여한 모델이 민요를 부르며 시작된 사진작가들을 위한 행사. 그런데 이상하게 모델들이 어색하거나 낯설지가 않다.
동강에서 고기를 잡는 어르신 모델 모습이 옛스럽다.
이들의 모습은 오늘 행사만을 위한 거이 아닌 과거의 모습으로 이곳에 계속 살고 있었던 사람처럼 보인다.
이곳에 모인 사진작가들을 위해 이들이 보여주는 모습과 동강 할미꽃의 묵직함이 닮은 듯 하다.
비를 맞아 추운데도 기색 없이 친절했던 어르신 모델(?)분들. 프로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기온. 작가들을 위해 강바닥에 발을 담고, 비에 온몸을 흠뻑 맞아 추울 법도 한데 기색하나 없다. 사진작가들은 모두 두툼하게 옷을 입고도 한기를 느끼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밭을 가는 모습을 보며 아버지를 생각했다
봄을 알리는 농부의 첫 농사일은 밭을 가는 것이리라. 이른 새벽녘 행여 자식새끼 깰까 조심조심 주섬주섬 방을 나와 지난밤 남은 식은 숭늉 한 그릇을 마시고, 지게에 쟁기를 지고 소를 몰아 한 시간 남짓 걸리는 밭으로 가며 아버지는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12가구가 전부였던 지리산 산골에서 8남매를 키우셨던 아버지는 밭을 갈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누구도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겠지만 사진으로 보는 세상은 언제나 아름다워 보인다. 이유는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4회째였다는 '동강 문화예술제'는 나의 경우 비가 와서 좋았지만 주체자 분들은 무척이나 힘든 행사였지 않나 싶다. 그래서인지 진행 부분에서 다소아쉬운 점이 있었다. 다음엔 이런 부분이 다소 개선되는 '제5회강 문화예술제'가 되었음 한다.
① 행사 일정표(간단한 복사 용지라도 좋다) 준비.
② 식사는 가격에 준하게.
비 맞은 동강할미꽃@BIODTOX Shampoo
나는 비오는 날에 찍은 비 맞은 동강할미꽃의 사진을 본 적이 없다. 아마 비가 오면 날이 추워지는 탓에 사진을 찍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동강할미꽃의 생명력@FLORA D-CLINIC Shampoo
하지만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싶다. 최근 야생화를 사진에 담으며 참 많은 것을 보고 느낀다.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니 그 속에 또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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