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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자취/시와사진

숯가마를 좋아하는 사람



숯가마 아세요?

가마 안에 
숯이 어떻게 타는지 아셨어요?

저는 이제사 알았습니다

활활 타는게 아니라 
너울너울 탄다는 것을 ...

... ...

어느날
숯가마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습니다

숯가마 가는 날이면
뭐가 그렇게 좋은지
어린 아이 모습에 해 맑은 얼굴을 하고선
노래를 불렀습니다

껌벅이는 큰 눈과
발갛게 달아 오른 두 뺨
땀으로 흠뻑 젖어 
방향성 잃은 헝클어진 머리

그리고
숯가마의 열기로
험뻑젖은 얼굴에
떡선을 따라 몽실몽실 맺혀 있는 땀방울

그 사람은
삶과 죽음에 대한 
슬픈 이야기를 하면서도
재미있게 얘기 하는 
좋은 재주가 있었습니다

그가 이야기를
시작할 때면

흘러 내리는 땀이 눈물로 느껴집니다

그 옛날
활활 타올랐던
추억 속 이야기를
너울너울 피오오르는
숯가마 불 속에다
하나 둘 던지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 
기억하기 싫은 것을
버리고 돌아올 수 있는 곳

숯가마

그래서
숯가마를 좋아하나 봅니다

걸어 왔던 길과
가야할 길의 갈림길에 
언제나 서 있는 우리

그래서
저도 숯가마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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