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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기타업체/하동신덕이야기

초여름 하동에서의 추억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님과 약속한 시골방문을 취소하려 했다. 유정이와 유진이가 토끼, 염소, 닭, 고양이를 보겠다고 난리였다. 준비 없이 그냥 평상시 차림으로 출발을 했다. 경남 하동의 푸른 산과 맑은 공기, 그리고 여유로움 ... 간만에 못깻불을 피워놓고 은행나무 밑에서 고기를 구워먹었다. 동네 어르신을 초대해서 저녁 식사도 했다. 잠시만 고개를 돌려 앉으면 이렇게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데 왜 서울에서는 그렇게 빨리 뛰고 있었는지 나를 새삼 돌아볼 수 있었다. 파리들이 들끓는 (서울에서는 식당에서 파리 한마리만 있어도 생 난리를 쳤는데ㅋ~) 밥상에 파리와 우리들이 같이 밥을 먹었다 ㅎ

어머님께서는 손자들의 방문을 위해 토끼니, 염소니, 닭이니,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당뇨로 고생하는 어머님, 괜시리 동물을 키우며 힘들어 하지는 않을까 하는안스러움이 있었지만 이번 시골 방문으로 더 건강해진 어머님을 볼때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뒷집 동네 형을 만났다. 예전에 울산에서 현대자동차 계열에서 일하신 형이다. 아마 회망퇴직을 한걸로 았고 있다. 형한테 언제 시골로 귀향하느냐 물었다. 실례는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형은 이제 몇년 있으면 시골로 돌아올까 생각하고 있다 한다. 나도 나이를 먹어 도시생활이 지겨워지면(?) 시골로 돌아가고 싶다. 구둘에 불을 때면서 어린시절 했던 수 많은 일들을 다시 복습이나 하게 ... 나에게 돌아올 시골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 생각이 들었다.

새벽같이 어머님께서는 내가 좋아하는 찌짐에 열무김치를 하느라 새벽부터 분주했다. 휴일의 아침 6시는 도시 사람에게는 새벽인데 피곤하지가 않았다. 눈을 감고 밖에서 나는 어머님의 움직이는 소리를 들으며 참 행복한 하루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애들도 시골이라서 그런지 전날의 피곤함을 잊고 아침부터 동물들과 한바탕 한다. 이것이 세상살아가는 낙이 아닌가 생각된다. 마당을 쓸고 어머님 이불을 털고 집안 이곳 저곳을 청소하고 우리는 어머님께서 교회를 가실 때 어머님 배웅하고 시골에서 돌아왔다. 매번 어머님이 은행나무 밑에서 멀어져가는 우리를 보며 손을 흔들어 주었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교회에 가시는 어머님이 탄 차를 향해 은행나무 밑에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보내는 이의 허전함이 어런것이었을까?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자식인 우리가 해 드릴 수 있는 것은 전화한통 더하는 것, 이야기 한번 더해주는 것, 뵜을 때 손한번 더 잡아 주는 것, 용돈 드리는 것... 이런 것 왜에는 뭐가 없네요. 

 

 

 

 

 

 

 

 

 

 

 

 

 

 

 

 

 

 

 

 

 

 

 

 

 

 

 

 

 

 

 

 

 

 

 

 

 

 

 

 

 

 

 

 

 

작성자 : 송팔용

하동신덕 팔남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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