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볼만한 곳 정릉 솔샘로17길 80년대 풍경
'정릉 솔샘로 17길' 성북구 정릉에 갔다가 놀라운 광경을 봤다. 아직도 철거되지 않은 80년대 풍경의 집들이 있었다. 아마 재개발이 되면 이곳도 기억속에서 사라지겠지? 그전에 서울 도심에서 과거 7-80년대 골목길을 보고 싶다면 철거되기 전에 한번 걸어보자.
과거 20년 전 대학시절 자취방이 있었던 곳. 그때가 생각났다. 20년 이상이 훌쩍 흘러, 주위 다른 곳은 개발이 되어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이곳만은 아직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정릉 솔샘로 17길 주민들은 개발이 되지 않아 속상하겠지만, 이곳을 찾은 이방인에게 이 풍경은 감상에 젖기에 충분했다.
저 건너편으로 성북동과 돈암동을 재개발할때 철거지역에서 밤샘 철야 농성을 했던 성북동 재개발지역이 보인다. 그때 우리들은 공권력을 무서워 하지 않았다. 어떻게 공권력에 무서워하지 않고 싸울 수 있었을까? 그런 용기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정릉 솔샘로 17길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대학시절 '사상과 철학'에 고민하며 하루가 멀다하고 막걸리에 취해 늦은밤 이 골목길을 따라 걸어 올라왔던 때가 기억난다. 겨울이면 연탄 냄새가 자욱했고, 아이들의 고함소리가 정겨웠으며, 멀리 내려다 보였던 서울의 불빛들이 선명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머지 않아 정릉동의 마지막 재개발 지역인 이곳이 개발되면 정릉 솔샘로 17길 풍경은 우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겠지? 이런 곳은 서울시가 잘 보존해서 간직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예쁘게 골목길을 색칠하고, 예술가들이 이곳에 정착하게 해서 서울의 7-80년대 문화가 남아 있는 장소로 만들면 어떨까? 지방 소도시들에서 '벽화마을'같이 테마를 만들어 솔샘로 17길을 살려 두었으면하는 바램을 해본다.
모든 것이 현대화되어 가는요즘, 과거의 추억이 이제 기억속에서도 사라져 가는 것을 느낀다. 아이들에게 학생들에게 과거의 일들을 이야기하면 무시(?) 당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시간을 꺼꾸로 돌리고 싶은 욕구를 느끼는 것일까?
정릉 솔샘로 17길 골목길이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지기 전 꼭 한번 가보자. 그리고 지금 40-50대 아버지가 살았던 7-80년대 시대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보자. 우리들의 아버지가 5-60년대를 이야기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우리들의 옛 이야기를 넋두리라도 하듯 들려줘 보자.
정릉 솔샘로 17길을 찾아가는 방법은, 정릉터널, 정릉 4동 주민센터를 찾아가면 '벧엘교회'가 보인다. 이곳 앞쪽에 공영주차장이 있다. 이곳에 차를 세워두고 솔샘으로 17길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정릉 맛 집으로 간단한 점심 식사는 정릉 4동 주민센터 교차로에 보면 '솔샘길 기사식당'에서 불백 구이(7000원)를 먹어봐. 할아버지 두분의 구수함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