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추석의 여유, 하동신덕이야기
9월18일 추석 하동신덕 마을, 추석을 쉬고 왔다. 매년 맞이하는 추석이지만 이번 추석은 어머님께서 불편해 진주 한일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외박을 승인받고 1일간을 보낸 추석이었다.
하지만 다른때 보다 어머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서 좋았다. 많은 가족들이 오고가면서 정작 시골에 계시는 어머님과의 대화는 거의 없이 올라오곤 했다.
이번 추석은 어머님과 거실에서 잠을 자기도 했고 새벽같이 일어나 작은골로 산책도 갔었다. 와이프와 아이들이 이태리로 떠난 상태라 한편으로 서운했지만 여유있는 추석이었다.
건강이 좋지 않는 어머님께서 이번 한일병원에 입원하고선 가족들이 찾아 주지 않아 무척 서운했던 것 같다. 나 또한 추석을 핑계로 2주를 연기하고 내려왔으니 그 서운함이야 이루 말할 수 있었겠는가.
작은골로 걸어가는 어머님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사진에 담아 봤다. 지금까지 앞 모습만 찍다 뒷모슬을 찍는 것은 어머님이 살아 왔던 긴 시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걸어가시는 어머님, 그의 인생도 그러했으리라. 항상 궂은 일만 있었던 것도 좋은일만 있었던 것도 아니었으리라. 80년 넘게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고통과 어려움이 있었을까?
내가 부모된 입장에서 부모님을 바라보니 맘이 항상 무겁다. 자식은 부모의 마음을 모른다고 했던가? 팔남매를 모두 키우고난 지금, 정작 어머님께서 도움이 필요한 싯점에 자식은 주윙 없으니 ...
하지만 우리 어머님은 현명하신것 같다. 자신의 어려움을 잘 이기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삶은 자신만이 지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차마 자식된 입장에서 말은 못하지만 현명한 어머님은 자신이 잘 알고 실천하고 있다.
이 우물에서 그 어려웠던 시설 8남매를 키웠던 어머님의 모습. 참 많이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머님~! 100살까지 건강하게 사세요.
작은형은 교장으로 발령이 나고서 참 멋있어졌다. 예전에 보였던 카리스마가 몇년동안 보이지 않더니만 이번 추석엔 예전의 카리스마를 다시 찾은듯 했다.
이제 시골에 가면 애라곤 재량이 밖에 없다. 이제 내 나이 45세, 나도 이제 많이 늙었나 보다. 재량이가 있어 제법 시골 명절이 재미있다.
큰형과 작은형, 그리고 엄머님, 형수와 나 이렇게 오붓하게 보낸 2013년 9월 추석은 다른 추석보다 조촐했지만 더 여유로웠던 명절이었던것 같다. 팔남매 가족님들~! 어머님께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전화하고 한달에 한번은 가족들이 어머님을 뵙수 있도록 합시다.
하동신덕 팔남매 이야기
2013.09.18 추석